자폐 감각추구, 못 하게 막으면 사회성이 좋아질까요?
알면한의원 대표원장 김민환

“아이가 계속 빙글빙글 돌아요.”
“손으로 만지고, 냄새 맡고, 입에 넣으려고 해요.”
“높은 곳에 올라가고, 뛰고, 부딪히는 걸 너무 좋아해요.”
자폐 스펙트럼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이런 모습 익숙하실겁니다.
하지만
“이걸 계속하게 두면 더 심해지는 거 아닐까?”
“감각추구를 못 하게 막아야 사회성이 생기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비슷한 상황이실 겁니다.
아이의 이런 감각추구 때문에
불안하신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꼭 아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자폐 감각추구는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억지로 막는다고
사회성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제 소개를 먼저 드리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압구정 알면한의원
대표원장 김민환 입니다.


경희대학교 한의학박사 (뇌, 면역 전공)
뇌, 발달질환 중점 진료 중
뇌, 발달질환 한의사 보수교육 강사진

Q1. 자폐 감각추구는 왜 생길까요?

자폐 아이들이 보이는 감각추구는
단순히 “재미있어서 하는 행동”만은 아닙니다.
물론 아이들은 누구나 뛰고, 구르고, 만지고,
흔드는 행동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자폐 감각추구
문제는 강도와 빈도입니다.
일반적인 아이는 어느 정도 자극을 즐기다가도
다시 사람에게 관심을 돌립니다.
부모의 표정을 보고, 친구의 반응을 살피고,
놀이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그런데 자폐 아이들 중 일부는
감각 자극이 훨씬 강하게 필요합니다.
계속 돌고 싶고, 계속 만지고 싶고,
계속 뛰고 싶습니다.
사람의 말보다 소리, 움직임, 촉감 같은 자극이
더 강하게 들어오기도 합니다.
이건 아이가 고집이 세서가 아닙니다.
뇌가 감각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들은 감각이 너무 약하게 들어오면
더 강한 자극을 찾습니다.
반대로 감각이 너무 예민하게 들어오면
특정 행동으로 스스로를
안정시키려 하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똑같은 감각추구처럼 보여도,
안쪽에서는 감각처리의 불균형이
작동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Q2. 자폐 감각추구를 막으면 사회성이 좋아질까요?

많은 부모님들이
이렇게 물어보십니다.
“감각추구를 못 하게 하면, 그 시간에 사람을
보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자폐 감각추구가 감각처리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행동만 막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을 안정시키던
방법을 빼앗긴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불안해지고, 짜증이 늘고,
문제행동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사회성은 감각추구를 안 한다고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사회성은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큼
뇌가 안정되고, 몸이 편안하고,
감각 자극에 압도되지 않을 때
조금씩 자라납니다.
즉, 목표는 감각추구를 억지로 차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감각 자극에만 매달리지 않아도 될 만큼
뇌와 몸의 상태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Q3. 왜 감각추구가 심하면 사회성이 늦어질까요?

사회성은 생각보다 복잡한 기능입니다.
상대의 표정을 봐야 하고, 말투를 들어야 하고,
상황을 이해해야 하고,
그에 맞게 반응해야 합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뇌가 감각 자극을 처리하느라
이미 바쁘다면 어떨까요?
-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고, 몸이 불편하고,
- 장이나 소화기가 예민하고, 수면이 불안정하고,
- 몸의 긴장이 높다면
아이는 사람에게 관심을 줄 여유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폐 사회성 문제를 볼 때는 단순히
“친구와 놀게 하자”, “눈맞춤 훈련을 하자”로는
부족합니다.
물론 교육과 훈련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감각적으로
너무 불안정한 상태라면,
훈련이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통제가 아니라,
먼저 안정이기 때문이죠.
Q4. 그럼 감각추구는 그냥 둬도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위험한 행동은 당연히 제한해야 합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다칠 수 있는 물건을 만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태도입니다.
“왜 또 그래?”
“하지 말랬지?”
이렇게 행동만 문제로 보면 아이도 부모도
힘들어집니다.
아이를 나무라는 대신
“우리 아이가 왜 이렇게 강한 자극을 찾을까?”
“몸이 불편한 건 아닐까?”
“감각이 너무 예민하거나 둔한 건 아닐까?”
“수면, 소화, 면역, 장 상태가 뇌를 계속 자극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를 먼저 생각해보시는것을 권해드립니다.
자폐 감각추구는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뇌와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Q5. 어떻게 치료하나요?
제가 하는 치료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자폐 아이의 감각추구를 단순히
“못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왜 아이가 그 자극을 강하게 필요로 하는지
살펴야합니다.
수면, 소화, 대변 상태, 알레르기, 비염,
피부 문제, 몸의 긴장, 자세, 근육 조절,
이런 감각 과민과 둔감함을 함께 봅니다.
또한 필요한 경우 정량화뇌파, 종합주의력검사,
소변 유기산 검사 등을 참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일상 관찰과 병력,
신체 상태를 종합해서 보는 것입니다.
자폐 아이의 감각 문제는
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 상태, 면역 반응, 수면, 호흡, 자율신경,
근육 긴장 같은 몸의 문제가
뇌를 계속 자극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진심

부모님들이 아이의 감각추구를 걱정하는 마음,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이의 감각추구를 없애야
사회성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감각 자극에만
매달리지 않아도 될 만큼 편안해지는 것
입니다.
몸이 편해지고, 감각이 안정되고,
뇌가 안정되면 아이는 조금씩
사람을 볼 여유가 생깁니다.
사회성은 억지로 끌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자폐 감각추구가 심한 아이라면,
단순히 막고 훈련하기 전에 먼저
아이의 몸과 뇌 상태를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모쪼록 우리 가족이 남들만큼
더없이 평범한 하루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원장이 블로그에 쓴 글을 옮긴 것입니다. 치료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